일상 506

2016/11/16

돌아보는 한 해는 늘 짧게만 느껴진다. 병신년이라며 웃기다고 깔깔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망년회 일정이 속속 잡히고 있다. 올해는 아마도 누군가에 대한 가십거리를 주고 받느라 심심할 것 같지는 않네.. 오랜만에 종로를 찾았다. 골목골목마다 사람사는 맛이 피어나는 종로에서도 애정하는 곳이 몇 곳 있는데, 굴보쌈집은 접근성이 나에겐 제일 좋아서 자주 찾는 곳이다. 오랜만에 만난 여자친구와 정~말 맛있게 먹은듯. ㅋㅋ 날씨가 차차 차가워지니 따끈한 보쌈과 감자탕 국물맛이 더 각별했던 듯 하다. 집에 가는 길, 영등포 버스정류장 앞에서 특이한 핫도그 발견 !ㅋㅋ 라면땅 덕분에 바삭하고 고소했던 핫도그..

2016/11/10

서울에 살지만 이제서야 처음 가본 노량진 수산시장. 어느 시장의 모습처럼 부산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적막한 모습에 괜시리 마음이 측은해졌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네마다 자그맣게 자리잡은 전통시장들이 활기를 띄는 반면에 서울에서 수산시장의 대명사라고 일컫을 만한 이 곳은 적막함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만큼 조용했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 표현할 순 없지만, 사라지지 않아도 될 것들이 사라져가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고즈넉한 옛 시장의 모습이 사라져가서 아쉽다기 보다는 누군가에겐 평생을 일궈온 자리가 정당하지 못한 외압에 의해 사라져가는 것이 속상했다. 솔직한 마음으로 우후죽순으로 늘어가는 프렌차이즈들, 대기업, 규모의 경제라 일컫는 거대 자본들. 10년새에 정말 많이도 늘었지만, 서민들의 생계..

2016/11/05

안팎으로 기분이 씁쓸했던 날. 거리엔 웃는 이 없고, 탄식과 한숨만 흘러나왔다. 최소한도 없는 나라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술잔 부딛히는 소리가 잔잔하게 울리던 그 곳을 찾았다. 남영역 부근에 있는 열정도. 익살스러운 청년장사꾼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지만, 집에서는 제법 거리가 있는 곳이라 짬을 내어 찾아왔다. 경복궁역 근처 먹자골목 쪽에서 열정 넘치게 일하시는 이 분들을 처음 접했다. 지나가는 동안, 주문하는 내내, 서빙하는 내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시던 분들. 번화가와는 조금 동떨어진 이 곳에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분명하게 내고 있었다. ( 스냅 샷 찍는 도중에 카메라를 발견하고 포즈를 취해주시는 직원분 ㅋㅋㅋㅋ ) 이 곳은 가보고 싶은 카페였지만, 배가 너무 불러서 다음에 찾아가는 ..

2016/10/21

연희동 디저트 로드. 어릴적 거닐던 길에서 이제는 초 대세가 되어버린 동네. 우후죽순 들어서는 카페보다 이 곳의 전통있는 곳들에 더 발길이 간다. 고로케로 유명한 맛집 '미란' 군만두 먹을때 찾는 '오향만두' 사러가 쇼핑에는 여전히 신선하지만 비싼 상품들이 많지만, 가끔 요런 횡재상품 건지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 주에 다녀온 파주캠핑. 추울만 하면 덥고 더울만 하면 요즘 날씨는 참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흐린 날씨기도 했고 미세먼지도 가득했지만, 광활한 뷰에 기분은 좋았다. 모든 것이 적당한 그런 밤이었지. 오동통한 모습으로 처음 만난게 엊그제 같은데 그새 이렇게나 많이 컸다. 그나저나 아이폰에서 요즘 사진별로 얼굴인식을 해 주는데 저렇게 뒤에 우연히 찍힌 분들도 얼굴 인식되서 짜증난다 ㅋㅋㅋㅋ 모자이..

2016/10/01

고교 동창인 Hugo 의 초대로 진행된 바베큐 파티. 올해만 벌써 두 번째이다. 지글지글. 맛있게 익어가는 식재료들. 가스그릴 하나 있으니 여럿이서 풍성하게 먹을 만한 음식을 조리할 수 있으니 참 좋다. 대파, 파프리카, 양파.. 그냥 날 것으로 구워먹어도 맛있구먼. 벌써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해온 동지들. 오랜만에 만나도 편안하고 좋다. 화목난로를 쓰는 그의 집엔 장작이 늘 가득 쌓여있는데, 그 자체로 참 멋스럽다. 마당이 있는 집이 참 많이 줄어드는 요즘 이런것도 참 부럽네 부러워.. 누군가의 생일은 아니었지만 '맛있어서' 사온 케이크. 요즘은 이렇게 다양한 맛이 섞인 케이크가 좋다. 케이크에 와인을 곁들여 먹느라 우리들은 꽐라행. 늘 익살스러운 놈. 곧 긴 여행을 떠난다니 자주 봐야겠다. 집..

2016/09/27

늦더위에 모기까지 극성을 부리는터라, 한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간단히 한 잔하고 술기운에 푹 주무실 요량으로 회사 근처 중국요리집에서 자장면과 탕수육, 이과두주 한 병을 주문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의 하정우 처럼 맛있게 먹어보려고 했는데, 탕수육은 눅눅하고 술은 독하디 독했으며 자장면은 물에 헹군 듯 싱거웠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저녁 만찬은 대.실.패~ 한 번도 이런 접시를 낸 적이 없는 식당이었는데, 괜한 미안함으로 식사가 마무리 되었다. 오랜만에 비가 시원하게 내렸다. 함께 우산을 쓰고 꼭 붙어 걸어다닐 수 있어서, 옷깃 너머로 작게나마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씨라 참 좋았다.

2016/09/18

서울에서도 많지는 않았지만, 별이 보였던 청명한 연휴의 마지막 날. 월요병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오고 있어서 우울했는데 선선했던 날씨덕에 기분전환이 되었다. 이번 연휴 두번째인 한강시민공원 양화지구. 삼각대가 없어서 사진이 죄다 흔들리는 지라 애증의 스피커 사진만 몇 장 남겨보았다. 무드 ON. 리코카메라의 '크로스프로세스' 기능은 왜곡이 심하긴 하지만, 원색의 표현을 참 이쁘게 해준다. 특히, 푸르른 잔디를 찍을 때 너무 좋다. 손각대라 흔들렸지만 그냥 남겨둔다. 앤트러사이트에서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집에 와 옥상에서 영롱한 달빛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기분 좋다. 이제 옥상캠핑장도 슬슬 오픈해야겠다. 옥상에서 바라본 야경. 이제 몇시간 뒤면 일상으로 돌아가야겠지.. 그렇지만 주말은 또 다시 올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