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밀한 글쓰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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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에 가끔 올라갔던 옥상. 비록 뻥 뚫린 곳은 아니었지만.. 한번도 보지 못했던 미지의 풍경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좋아했었다. 아무 생각없이 벤치에 앉아 낮에서 밤으로 변하는 걸 바라보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높은 건물들이 세워져 그 즐거움 마저 앗아가 버렸다. 여권없이 국경을 마주한 기분이 든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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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발치 바라보다 보면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 있다. 그런 공간들은 대게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떤 음악이 흘러 나오는지.. 오래 머물면 어떤 느낌일지 알려주지 않는다. 막상 들어가보면 상상과는 다른 느낌. 때론 그냥 두는 것이 지루하지 않은 아쉬움과 설레임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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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큰 일을 해결하면 작은 일은 저절로 해결된다" 고 했지만, 큰 일을 먼저 하고 작은 일을 해야는 게 요즘 시대에 걸맞는 말인 듯.. 작은 일 하나도 허투로 돌아가는 법이 없다..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했던가.. 생각하는 대로만 살려고 하면 숨쉬는 것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놀며 쉬는 것마저 계획적으로 해야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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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부정적인 생각을 입밖으로 내뱉지만, 긍정적인 생각은 특별한 동기부여를 해주지 않으면 쉽사리 떠오르지조차 않는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느라 최선의 경우로 한발짝 나아가기를 주저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다. 아둥바둥 발버둥을 치며 중간 언저리를 맴돌고 있었음을.

온라인으로 조립식 컴퓨터 구매하기

바야흐로 몇 년 전, 회사생활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거의 첫 월급으로 PC를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역시나 어릴적에도 나름의 소신이 있던 나는 브랜드 PC를 구입해서 호갱이 되고 싶지는 않았나보다 :) 용감하게 조립PC의 세계로 뛰어들었고, 썩 마음에 들게 구매해서 오랫동안 잘 사용했었다. 최근에는 지저분한 배선이 싫어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는데.. 랜선 연결하고 이것저것 연결하니 지저분하기는 마찬가지고 중고로 쓸만한 노트북을 구매했다곤 하지만 답답한 성능은 생각보다 많은 불편함을 주었다. 어쩌면 가장 이성적이고 가장 잘 사용할 가전은 다름아닌 PC 였던 것..! 감사하게도 연초에 회사에서 보너스가 줄줄이 나왔고..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외부에 잘 나가질 못하니 나름의 합리화로 PC를 구매하기..

필사의 기초

분명 책을 읽었는데 무슨 내용을 읽었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날 때가 종종 있다. 나에겐 전공서적이 특히 그랬다. 머리로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이해했던 그 부분마저도 다시 보아야 기억날 뿐 또렷하게 새겨지는 느낌이 없었다. 특히 「상법」 을 공부할 땐 온갖 전문용어들이 난무했고, 그 하나하나의 용어가 연결되지 않으면 학습에 진척이 없었다. 아마도 그때 나는 필사를 처음 경험했다. 누군가 시킨 것이 아닌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수업이 마치고나면 도서관에 앉아 그 날 강의들은 내용과 책에 있는 내용들을 빼곡히 필사했고 놀랍게도 책에서 보았던 내용들이 하나도 잊히지 않고 기억에 잘 남았다. 처음 겪은 필사의 매력이었다. 나는 독서를 할 때 그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파악하기 위해..

기록자의 방

1. 아마도 중학생 때쯤..? 이 마지막 이었던 것 같다. 주말에 방문한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했다. 영풍문고,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서점에 가면본능적으로 'BEST SELLER' 코너로 발길이 가게된다. 무수히 많은 책더미들을 지나 그곳에 가면 어디선가 한번 쯤 들어봤을, 어디선가 한번 쯤 보았을법한 책들이 순위에 맞추어 진열되어 있다. 나는 은연중에 인지하고 있었을 책 한권을 집어들어 계산대로 향할 거고 그게 나의 독서생활의 한계점 이었던 것 같다. 도서관은 서점과 다르게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기에 이 책이 베스트셀러 라고 알려주거나,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는 일말의조언도 없다. 그저 어떤 기준으로 책을 분류해 스스로 원할때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정도만 도와줄 뿐이다.어쩌면 요즘 시..

애정하는 카메라 리코GR2를 떠나보내며

뭐 사실 이거 찍을때만 해도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지. 지인분께 입양되었기에 마음이 놓이긴 하지만 그래도 정들었던 카메라라 아쉬움이 남는다. DSLR을 자주 들고 다니게 되면서 찬밥신세가 되었었지만, 카페에서 길 위에서 가볍게 내 마음을 표현해주어서 참 고마웠어. 너의 색감을 기억할게. 내 손 안에서 내 주머니 속에서 항상 든든하게 있어주던 너를 잊지않을게. 안녕, 리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