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에 가끔 올라갔던 옥상.
비록 뻥 뚫린 곳은 아니었지만.. 한번도 보지 못했던 미지의 풍경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좋아했었다.
아무 생각없이 벤치에 앉아 낮에서 밤으로 변하는 걸 바라보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높은 건물들이 세워져
그 즐거움 마저 앗아가 버렸다.
여권없이 국경을 마주한 기분이 든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건물에서 건물로 오가며 나는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보지 못한 채 잃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