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에 모기까지 극성을 부리는터라, 한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간단히 한 잔하고 술기운에 푹 주무실 요량으로 회사 근처 중국요리집에서 자장면과 탕수육, 이과두주 한 병을 주문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의 하정우 처럼 맛있게 먹어보려고 했는데, 탕수육은 눅눅하고 술은 독하디 독했으며 자장면은 물에 헹군 듯 싱거웠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저녁 만찬은 대.실.패~ 한 번도 이런 접시를 낸 적이 없는 식당이었는데, 괜한 미안함으로 식사가 마무리 되었다. 오랜만에 비가 시원하게 내렸다. 함께 우산을 쓰고 꼭 붙어 걸어다닐 수 있어서, 옷깃 너머로 작게나마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씨라 참 좋았다.